새해가 밝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올해는 뭘 바꿔볼까?’ 하는 마음이 들곤 합니다. 특히 설 명절에는 온 가족이 모여 한 해의 운을 점치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따뜻한 자리가 마련되지요. 하지만 정작 차례상을 준비해야 하는 분들에겐 만만치 않은 일이기도 합니다. 매번 차례상에 어떤 음식을 넣어야 할지, 또 전통적인 예절에 어긋나지는 않을지 고민이 깊어지곤 하니까요.
설날에 차례를 올리는 문화는 조상을 기리는 동시에 가족 간의 결속을 다지는 의식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바쁜 현대사회에 맞춰, 예전처럼 여러 음식을 장만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현실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설날 차례상’을 과연 어떤 식으로 준비하면 좋을지, 그리고 요즘 화두가 되는 ‘성균관 표준안’에 입각한 ‘차례상 간소화’ 방법은 무엇인지 함께 살펴보려고 합니다.
1. 설날 차례상에 담긴 의미
설날은 음력 1월 1일로, 한 해의 첫 출발이자 조상님께 예를 올리는 중요한 시점입니다. 이때 준비하는 ‘차례상’은 단순히 음식을 나열하는 행위가 아니라, 지난날 가족사를 되짚어보는 상징적 공간입니다. 예를 들어 차례상에 올라가는 한과나 식혜 등은 오랜 시간동안 전해 내려온 전통 간식이자, 가족들이 모여 함께 맛보는 즐거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족마다 문화적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부 가정은 전통을 최대한 유지하려 하기도 하고, 다른 가정은 데워먹을 수 있는 간단한 음식 중심으로만 준비하기도 하지요. 결국 중요한 것은 조상을 공경하는 마음과 가족 간의 화합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2. 성균관 표준안이 주목받는 이유
최근에는 ‘성균관 표준안’이 차례상에 대한 새로운 해법으로 떠올랐습니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제사나 차례를 과도하게 간소화하거나, 반대로 너무 복잡한 형식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이 생겨나게 되었죠. 이에 전통문화의 상징적 기관인 성균관에서 “큰 예법은 간략해야 하고, 진정한 목적은 조상에 대한 존경”이라는 취지로 간소화된 차례상을 권유한 것입니다.
이 표준안은 기름진 전이나 너무 많은 탕류 등이 꼭 필요하진 않으며, 현실적으로 구하기 쉬운 재료로 핵심 음식을 준비하면 된다고 제안합니다. 장거리 이동까지 해야 하는 요즈음, 음식 준비에만 열중하다 보면 정작 가족이 모여 대화를 나눌 시간이 줄어드는 역설이 발생할 수 있으니까요. 따라서 핵심은 서로 앉아 담소를 나누고 차례 의식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3. 차례상 간소화, 어떻게 시작할까?
간소화된 차례상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컨대 가족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반드시 필요한 것부터 준비하는 식이죠. 떡국이나 나물, 과일 정도를 기본으로 하고, 여유가 된다면 고기전이나 생선구이를 추가하는 방식이 가능합니다.
만약 가족 중에 전통에 대한 이해가 깊은 어르신이 계시다면, 그분의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젊은 세대가 너무 부담스럽지 않도록 협의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어차피 차례는 다 함께 모이는 자리이므로, “차례 지내다가 싸운다” 하는 아이러니를 조금이라도 피하기 위해선 대화가 필수입니다. 차례상을 꾸릴 때부터 가족 간의 소통이 시작된다고 생각해 보세요.
4. 준비물과 음식, 어디까지 챙겨야 할까?
대개 차례상에는 제기, 술잔, 시접, 향로 정도는 미리 체크해두어야 합니다. 국과 밥을 담을 그릇 그리고 젓가락, 수저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은 흰쌀밥, 국, 김치, 나물, 과일, 한과가 기본적이며, 여기에 고기류나 생선류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알려진 ‘조율이시’(대추, 밤, 배, 감)나 ‘홍동백서’(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 같은 규칙이 있지만, 실제로는 집안 구성원들이 협의하여 편하게 놓는 경우도 많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가족의 식습관이나 건강 상태에 따라 튀긴 전 대신 구이나 찜으로 대체하거나, 설탕을 많이 넣은 음료 대신 차를 올리는 등 시대 흐름에 맞춰 바꿔가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5. 꼭 피해야 할 음식은?
차례상에 얹지 않는 음식들도 있습니다. 복숭아나 붉은 팥, 고춧가루·마늘 양념처럼 ‘귀신을 쫓는다’고 알려진 재료들은 전통적으로 금기시되어 왔습니다. ‘치(…치)’가 들어가는 갈치·삼치·꽁치 등도 하급 생선이라는 인식 때문에 일부 가정이 피하기도 하죠.
물론 시대가 변하면서 이런 금기를 100% 지키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오히려 조상님이 좋아하셨다면 금기재료라도 올리는 집안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차례상은 사랑하는 가족을 기리는 자리이니, 생전에 싫어했던 음식은 피하고, 즐겨 드셨던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합당하지 않을까요?
6. 간소화로 얻을 수 있는 장점
차례상 간소화에 대해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차례상이 너무 초라해지는 건 아닐까?”라고 걱정할 수도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음식을 절제해 놓음으로써 음식물 쓰레기나 잔반을 줄이고, 명절 이후의 피곤함도 크게 덜어줄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남은 시간을 가족끼리 대화하고 서로의 안부를 살피는 기회로 활용할 여유가 생긴다는 점입니다. 명절 때마다 부엌에서 숨 돌릴 틈 없이 요리에 매달리기보다, 성균관 표준안이 제시하는 간소화 방안을 활용하면 더 쾌적하고 즐거운 설 명절을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
‘설날 차례상’은 긴 역사와 전통을 담아온 한국 고유의 문화이자 예절입니다. 그러나 사회가 발전하고 가족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과거와 똑같이 음식을 장만하는 것이 점점 힘들어졌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성균관 표준안’은 거추장스러운 상차림 대신 핵심과 의미에 집중한 ‘차례상 간소화’를 제안합니다.
결국 차례의 의의는 조상을 기리고, 가족끼리 한데 모여 그동안 못 나눈 정을 나누는 데 있습니다. 몇 가지 상차림 규칙이나 세부적인 음식 조리 방식에 지나치게 얽매이기보다는, 준비 과정부터 가족이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설에는 부담을 조금 내려놓고, 다 함께 여유로운 차례를 올려보시길 바랍니다. 행복하고 따뜻한 명절 보내세요!